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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자요리유명하고 파이 샌드위치를 발명한 영국의 얼오브샌드위치

파이와 샌드위치는 영국에서 시작됐다. 햄버거는 미국식 샌드위치 버전이다. 영국에서 발명한 샌드위치는 샌드위치 백작가문의 11대 후손이 2004년 프렌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괴식으로 오해할 수도 있는 음식들이 있으나 영국음식은 전반적으로 소박하나마 먹을만하다. 요리법도 간단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안 나와서 음식을 준비하고 치우기가 편하다.

잉글리쉬 티 차문화와 커리는 영국인에 의해 더욱 알려졌다. 영국인들은 대항해 시대부터 전 세계를 다니며 현지에서 좋거나 나은 것을 배우고 받아들였다. 최첨단 요리법인 분자요리도 영국에서 발달했다.

1. 파이, 샌드위치, 카레, 잉글리시 티의 나라 영국과 분자요리

알고 보면 영국의 요리문화도 특색이 있다. 영국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음식들의 모태다. 샌드위치, 파이, 로스트비프, 티 푸드, 요크셔푸딩, 카레가 바로 영국에서 시작되었다.

요크셔푸딩은 로스트비프에 곁들인다. 영국 요크셔 지방에서 유래했다. 밀가루에 소금넣고 채에 친 다음 계란과 우유를 넣고 만든 반죽 가운데를 오목하게 눌러 구워낸다. 작고 단순하고 짭짤한 반죽 푸딩이다.

카레는 영국이 식민지였던 인도의 조리법을 받아들여 맛을 순화시켜 새로운 형태로 재창조한 요리다. 인도인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본토 인도 카레와는 다르다고 했다.

어떻게 다르냐고 했더니 인도인은 카레용 향신료들을 여럿 따로 구매해 놓고 집에서 직접 섞어서 맵고 진하게 만드는 반면 영국 카레는 애당초 여러 향신료를 순하게 배합해서 상품화했다는 것이다.

잉글리쉬 티 문화도 기원은 인도이다. 영국은 차 재배지로 적합하지 않다. 차 산지는 기온이 높고 강수량이 많아야 한다. 영국은 전 세계를 다니면서 그 지역의 문화를 관찰하고 좋은 것을 배우고 받아들였다.

차도 그중 하나이다. 영국의 차문화는 다양한 티 푸드를 발전시켰다. 티 푸드는 차를 마실 때 곁들이는 간단한 음식이다. 스콘, 진저 브렛, 비스킷, 레몬 커드, 오이 샌드위치, 각종 케이크가 대표적이다.

재킷 포테이토, 피시&칩스도 있다. 감자를 오븐에 구워 십자로 칼집으로 낸 다음 베이키드 빈(메주콩을 토마토소스에 졸임)을 부어 함께 먹는 것이 재킷 포테이토이다. 피시 앤 칩스는 대구를 튀김옷 입혀 튀긴 후 두꺼운 감자튀김과 먹는다. 비건 버전도 잘 나온다.

그리고 뜨겁게 먹는 잉글리쉬 덤플링, 셰퍼드 파이, 파이 앤 매쉬 그리고 소시지롤이 있다. 매쉬는 감자를 삶아 으깬 것이다. 소시지롤(Sausage roll)은 밀가루 페이스트리에 갈은 소시지를 넣고 돌돌 말아 오븐에 구워 낸 것이다.

영국을 위시한 서양인의 상차림은 밥과 반찬의 개념이 없다. 코스로 먹거나 한 그릇 음식과 디저트 만으로도 한 끼가 충분하다. 심지어 샐러드도 거뜬한 식사로 인식되어 이를 선택하는 장신남들도 많다.

또한 영국은 스페인과 함께 분자요리가 발달했다. 분자요리는 음식을 구성하는 분자구조를 변형시켜 맛과 향을 낸 요리이다. 첨가물이나 조리법의 과학적 특성을 이용해서 요리 재료 본연의 형태를 변형하거나 식감과 맛을 더 좋게 해서 분자 미식학이라고 부른다.

즉, 요리를 과학적으로 분자단위까지 연구하여 음식재료의 식감, 질감을 변형하거나 재창조해서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진공저온 조립법, 구체화 기법, 거품추출법, 탄산화기법 등이 있다.

1988년에 탄생한 분자요리학(미식학)은 조리, 음식 과학, 조리 과학이라는 세 개념을 아우르고 총괄하는 학문이다. 프랑스 화학자 에르베 티스와 헝가리 물리학자 니콜라스 쿠르티가 요리를 연구하던 중 고안해 냈다.

2000년대에 전 세계의 레스토랑에 번졌다. 분자요리는 분자요리학(= 분자미식학)을 바탕으로 하며 조리과정에서 물리적 화학적으로 일어나는 변화를 탐구하고 분자구조 분석을 통해 맛과 향을 미리 계획한다.

2. 화려한 프랑스 이탈리아 음식과 다른 영국 음식 제자리 찾기

영국요리(British Cuisine)는 오랜 세월 동안 켈트족, 로마, 앵글로색슨, 노르만과 영연방국가인 인도와 파키스탄 등 여러 민족과 문화가 융합되어 만들어졌다.

영어 위키백과는 영국의 전통적인 요리를 강한 향의 소스로 재료의 맛을 가리기보다는 심플한 소스를 곁들인 신선한 식재료로 꾸밈없이 만든 요리라고 설명한다. 실제로 그렇다.

영국은 오랫동안 경제적 번영을 누려 왕실, 귀족, 서민 계층에 걸쳐 과하지 않게 나름 훌륭한 식문화를 누려왔다. 그러나 화려한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에 비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유럽에서 프랑스와 이탈리아 요리가 특히 요리 기술적인 면과 장식적인 부분에서 크게 인정받아 서양 고급요리의 주도권을 잡았다. 따라서 영국을 포함한 북유럽 국가들의 소박한 요리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다.

이제는 시대가 바뀌어 단순하고 투박한 영국과 북유럽의 요리에 대해 평가의 반전이 생겼다. 1970년대 슬로우 푸드의 유행으로 프랑스 요리조차 무겁고 장식이 많은 오뜨 쿠친에서 가볍고 담백한 누벨 쿠친으로 이행했다.

3. 영국음식 괴식 소문의 근원

이렇듯 영국음식도 종류가 꽤 많고 맛도 괜찮은데 괴식이라는 말은 왜 나왔나. 소문일 뿐이다. 영국과 경쟁관계에 있던 나라들이 영국 음식에 대해 농담을 주고받은 것과 자국인 영국음식보다 타국음식에 더 호의적이었던 일부 영국인들이 한 마디씩 한 것이 과장되어 퍼져나갔다.

잘 나가던 영국에 대해 그나마 씹을 수 있는 것이 요리였다. 누가 그렇대라며 의기투합해서 한 마디씩 보탠 것이 커져서 퍼진 소문에 대해 영국인들은 발끈해하지도 않고 굳이 해명하는 성격도 아니다.

같은 음식을 두고 호불호가 있다. 독일인 등 외국인 중에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 생긴 영국음식 괴식이라는 선입견이 그대로 한국에 전해졌다. 그러냐 그렇다, 같은 문제가 확대되고 재생산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특히 주일 영국대사관에서 영국요리에 대해 일본인들이 괴식이라고 하는 걸 인지했다. 그래서 영국요리는 맛있다(British food is great)과 영국의 맛(A tasste of Britain) 캠페인을 처음 실시했다.

수도 런던의 음식 중에 민물장어 젤리(Jellied Eel)가 있는데 토막 내어 스톡을 넣고 끓여낸 음식이다. 데이비드 베컴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보기 흉할 수는 있다. 추어탕을 연상하면 그러려니 할 수 있다. 템즈강에 민물장어가 많이 잡힌다.

생선파이 중에 생선 머리통을 위로 향해서 구워 낸 것들이 있는데 보기 따라 흉물스러울 수 있다. 어두일미, 생선은 머리가 맛있다를 떠올릴 수는 없남유~ 런던에 블랙푸딩이라고 소나 돼지의 피와 기름을 굳혀 만든 소시지도 흔하다.

키드니 파이도 흔히 먹는다. 소고기, 콩팥, 내장 등 부속물을 다져 넣고 구워낸 것이다. 이 음식들 모두 흉해 보일 수 있으나 영양가 높고 맛도 좋다.

스코틀랜드에는 ‘하기스(haggis)’라고 염소나 양의 위에 심장 허파 간을 다져 넣고 귀리 등을 채워 삶아낸 전통 음식이 있다. 이것도 보기에 따라 흉해서 괴식 운운할 수 있다. 그럼 한국 선지국과 순대도 괴식인가.

4. 파이와 샌드위치의 원조 영국과 샌드위치백작 가문의 프렌차이즈

파이도 샌드위치도 영국에서 개발되었다. 두 가지 음식 모두 재료를 비비거나 섞지 않고 켜켜이 쌓아 올린다. 파이는 재료를 다 때려놓고 오븐에 넣어 굽는 방식인데 오븐에 들어갔다 나오면 다 맛있어진다.

영국의 파이는 원래 식사용이다. 사과파이, 키드니 파이, 셰퍼드 파이 등은 모두 식사용이다. 셰퍼드 파이는 이름 그대로 양치기 등 목축업자가 식사로 만들어 먹은 게 시초였고 영국 전역에 퍼져나갔다. 양고기를 넣고 으깬 감자로 덮어 구워낸다. 비건용도 있다.

영국에서 파이를 처음 개발한 이유는 그릇을 딱딱한 빵으로 대체해서 그릇인 빵까지 먹거나 야외에서 먹을 때 위생상 여차하면 용기인 빵을 버리려고 의도한 것이다.

파이 속재로는 일반적으로 과일, 고기, 생선, 야채, 치즈, 크림, 초콜릿, 커스터드 크림, 견과류, 계란, 건포도, 시나몬 등이다. 단백질 대체물로 만든 비건 파이도 있다. 워낙 마음대로 속을 넣을 수 있다 보니 한끼 식사용부터 후식용, 간식용으로도 먹을 수 있다.

영국인은 파이에 야채, 곡물, 고기 등을 넣어 한끼 식사로 먹는 음식이라는 뜻으로 처음에는 맥파이(magpie, 까치)라고 불렀다. 둥지에 이것저것 물어다 놓는 까치의 습성처럼 영국 파이 속에 여러 가지가 들어서 맥파이라고 불렀다. 맥파이를 줄여서 파이라고 하게 되었다.

샌드위치는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 등을 끼워 먹는 음식이다. 유래가 18세기 영국 귀족 샌드위치 백작 존 몬테규(1718~1792)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대식 샌드위치는 영국에서 정립되었다.

백작 존 몬태규(John Montagu)가 다스리던 지명이 ‘샌드위치’여서 그를 샌드위치 백작이라 불렀다. 영국은 귀족 작위의 이름을 영지 지명에서 따온다. 샌드 Sand는 모래, 위치 Wich는 고대 영어로 장소, 땅의 의미이다.

샌드위치는 실제로 영국 남부 켄트주에 있는 항구 도시이고 템즈강의 하구이다. 도박꾼이 아니라 존 몬테규는 해군 장관을 역임한 청렴하고 매우 유능한 정계 거물이었다.

식사 시간도 아껴가며 공무를 처리하느라 일하면서 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는 간단하고 영양 있는 음식이 필요해서 생겨난 것이 샌드위치이다. 몬태규는 남들 돕느라 재산도 많지 않았다.

1778년 제임스 쿡 선장의 항해계획을 듣고 항해비용을 지원해 주었다. 마침내 쿡이 새로운 섬인 하와이를 발견했을 때 샌드위치 백작을 기념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그 이름을 붙였다.

몬태규의 후손인 샌드위치 백작 11세 존 몬테규가 2004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란도에 샌드위치 백작(Earl of Sandwich)이라는 샌드위치 전문점을 열었다. World Greatest Hot Sandwich가 슬로건이다.

샌드위치 백작가문의 11대손 존 몬태규와 아들. BBC

구은 재료를 끼어넣어 따뜻하게 먹는 햄버거(Hot Sandwich)를 만든다. 미국 여러 곳, 캐나다, 아랍에미리트, 런던, 파리, 필리핀, 서울 압구정에도 지점이 있다.

http://earlofsandwichkor.com

역사상 최초로 제공된 기내식 메뉴도 샌드위치였다. 1919년 핸들리 페이지 수송회사(Handley Page Transport)의 런던-파리 노선에서였다. 지상에서 미리 만든 샌드위치를 바구니에 담아 승객들에게 나눠줬다.

현대의 샌드위치는 구운 재료로 따뜻할 때 먹는 핫 샌드위치와 불을 쓰지 않은 재료로 만든 콜드 샌드위치로 나눈다. 샌드위치 가게나 토스트 가게에서 주문해서 즉석에서 만들어 먹는 게 핫 샌드위치이다.

5. 영국 식민지였던 미국은 파이와 샌드위치를 변형

미국에서는 원조인 영국의 파이를 식사용이 아니라 디저트로 변형했다. 사과파이(애플파이)는 미국의 대표적 음식이 되었고 추수감사절에는 호박이나 피칸이 들어간 파이를 먹는 것이 미국 관습이다.

미국은 영국 셰퍼드 파이(양치기 파이)를 양고기 대신 소고기를 넣어 코티지 파이(오두막 파이)로 바꾸었다. 영국 샌드위치는 18세기 미국으로 들어온 독일 이민자들에 의해 형태가 햄버거로 바뀌었다. 햄버거도 샌드위치의 일종이다.

오리지널 햄버거는 속재료에 햄버거 스테이크를 넣는 샌드위치였다. 그러므로 다진 소고기로 만든 패티를 끼어넣지 않으면 엄격한의미로 햄버거라고 할 수 없다.

햄버거 명칭은 독일의 북부도시 함부르크(Hamburg)에서 온 함부르크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명명되었다. Hamburg + er는 함부르크에서 온 사람이라는 뜻이다. 함부르크 출신 이민자들은 함부르크 스테이크(함박 스테이크)를 샌드위치에 끼어 먹었고 이것이 널리 알려졌다.

시간이 흐르면서 햄버거를 줄여 버거라는 말이 파생되어 둥근 빵을 쓰는 샌드위치를 총칭하는 말이 되었다. 아직까지도 영어권에서는 햄버거와 치즈버거를 제외하면 버거류를 샌드위치라고 부른다.

참고로 햄버거 프랜차이즈 이름 맥도널드는 영국 북부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가족 성씨이다. (참조 wikipedia, wisdom ago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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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성이 좋지 않아 맞는 음식이 있나 어쩌나 걱정하며 멋도 모르고 영국에 왔다. 막상 닥쳐보니 영국음식과 영국에 들어온 여러 나라 음식을 만족스럽게 잘 먹고 있다. 영국 오븐요리들은 조리방법이 간단해서 좋은 데다 적당히 폼이 난다.

잉글리쉬 티 차문화와 커리는 영국인에 의해 더욱 알려졌다. 영국인들은 대항해 시대부터 전 세계를 다니며 현지에서 좋거나 나은 것을 배우고 받아들였다.

영국음식이 괴식이라는 뜬소문은 오해였다. 영국은 분자요리도 매우 발전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잉글리시 티, 파이와 샌드위치의 유래와 샌드위치의 미국식 변형인 햄버거까지 알아보았다. 영국 샌드위치 백작가문에서 2004년 샌드위치 전문점을 열었고 한국에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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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살면서 한국인으로서 보고 느끼는 영국 영어와 영국 문화에 대해 글로 적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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