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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쑥

영어성경 쑥, 런던 에핑 포레스트의 쑥은 홉 대체물

런던에 광활한 에핑 포레스트라는 숲이 있다. 이 숲의 길가를 걷다가 문득 쑥을 발견했다. 한국인의 채집 본능이 발동하는 걸 참았다. 너무 놀라서 보고 또 보고 사진까지 찍었다.

정작 영국인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식물 종류를 많이 아는데도 쑥은 뭔지도 모른다. 결국 문헌까지 찾아보았다. 쑥은 성경에도 나온다. 서양에서 쑥의 어원은 히브리어와 그리스어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국에서 쑥은 맥주 홉이 발견되기 전에 홉을 대신해서 쓰였다.

필자 소개

어쩌다 보니 런던에 살고 있어요. 타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영국영어와 영국문화에 대해 글을 씁니다. 영국영어는 미국영어의 모태어이고 특유의 억양이 인상적이에요.

영국은 여전히 왕이 있고 53개국 영연방이 유지되는 점도 매우 신기해요. 영어와 영국문화에 흥미가 있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 영국을 좀더 이해할 수 있고 지식과 경험의 지평을 넓힐 수 있어요.

1. 런던 최대 숲 에핑 포레스트는 전 세계 숲관리의 표본

런던의 북동쪽에 드넓은 숲인 에핑 포레스트(Epping Forest)가 있다. 별명은 코크니 천국(런던 토박이 천국, the Cockney Paradise)이다. ep은 고대 영어로 위(up)의 뜻이고, epping은 개간된 이란 뜻이다.

면적은 243헥타르에 이르고 운동시설과 커다란 호수까지 있다. 시민들을 위한 18홀 골프장이 1곳, 크리켓장이 3곳, 보트놀이장이 3곳, 승마와 산악자전거용 흙다짐길이 80km, 축구장이 64곳, 모형비행기 조정장이 2곳이나 된다.

에핑 포레스트의 역사는 영국 명예혁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애초에 숲의 주인은 당시 영주들이었다. 에핑 포레스트는 윌리엄 1세가 처음으로 왕실 숲으로 지정해서 사냥터로 활용했다. 숲의 관리권을 왕이 영주에게 매각하려 하자 시민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다.

그러한 민심을 반영해서 시민대표인 의회가 영주들과 3년간 법정투쟁을 주도했다. 법원이 시민 편을 들어줘서 1878년 에핑 포레스트법(Epping Forest Act)과 열린 공간 법(Open space Act)을 통과시키면서 런던시민에게 개방되었다.

이로 인해 에핑 숲에 대한 왕실의 권한이 종료되었고 런던 공사(London Coproration)가 숲의 보호자가 되었다. 열린 공간 법은 시민들의 휴양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https://www.eppingtowncouncil.gov.uk/History_of_Epping_35182.aspx

런던 공사의 에핑포레스트 관리 계획은 자원, 보존, 접근성, 역사 유산, 나무, 오픈스페이스, 습지, 모니터링 등 8개 분야에서 종합적인 목표를 세웠다.

숲을 통과하는 차량 소음과 배기가스를 줄이기 위해 에핑 포레스트를 관통하는 차로를 좁게 했다. 숲 주의의 도로를 넓게 해서 차량들이 굳이 숲을 관통하지 않아도 되게 다른 도로 사용을 유도했다.

숲 내부에 주차면적을 최소화 하고 숲과 떨어진 곳에 주차장을 마련했으며 버스 지하철 노선을 숲과 연계해서 차량으로 인한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2. 에핑 숲의 자생 쑥과 홉의 관계

국화과 다년생 쑥은 문헌에 5천 년 전부터 등장한다. 단군신화와 기독교 성서(Jeremia 23:15)에도 여러 군데 등장한다. 히리브어로 라이나, 그리스어로 압신토스라고 한다. 체르노빌 뜻이 현지어로 쑥이다. 미국에도 쑥이 있다.

쑥은 서구에서도 진한 향과 쓴 맛으로 알려졌다. 쑥꽃은 연분홍색이고 꽃가루가 날린다. 뛰어난 약효 덕분에 ‘의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음식으로 해 먹는다. 한국 곳곳의 풀밭, 산과 들과 양지바른 길가에 잘 자란다.

영국 쑥. Wild Food UK

한국에만 있는 줄 알았는데 영국에도 쑥이 자생한다. 에핑 포레스트를 걷다가 쑥이 무더기 무더기 있는 걸 발견했다. 뜯고 싶어서 좌우를 살폈지만 채취는 차마 못했다.

https://ediblealaska.ediblecommunities.com/food-thought/wormwood-its-history-and-use

서구에서는 산천초목을 건드리면 법에 저촉된다. 꿩대신 닭으로 즉각 사진을 찍어 영국인 친구들에게 보여줬는데 다들 뭔지 몰라해서 쑥의 영어 이름(mugwort, wormwood)을 말해주니 그제야 더러 쑥을 알아보았다.

프랑스와 미국 땅에도 쑥이 자란다. 서양사에서 서양인들은 쑥을 식재료로 쓴 적이 없다. 다만 프랑스에서 압생트 술을 만들 때 쑥이 들어간다. 압생트 뜻이 그리스 원어(압신토스)로 쑥이다. 이 연두색의 증류주는 싸고 (40~ 75도) 독하다.

압생트는 색약을 일으키기도 한다. 고흐가 즐겨 마시고 취했다. 화풍에서 색이 특이한 것은 압생트 효과라고도 한다. 고흐뿐 아니라 당대의 많은 예술가들은 압생트를 마시고 건강을 잃었다.

압생트로 문제가 많이 일어나자 유럽에서는 제조를 금했다. 압생트에 들어간 쑥의 환각 효과는 미미하다는 판정이 1980년대에 났다. 압생트 문제는 쑥에 있다기보다 원체 알코올 도수가 높아서였다. 그래서 엄격한 성분 관리하에 다시 제조가 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쑥의 환각 성분을 인지하고 일반인들의 쑥 거래를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쑥은 식품이 아니라 의약품의 원료로 취급한다. 프랑스인은 쑥을 먹을 생각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법에 반발이 없다.

한국에서는 쑥떡, 쑥개떡, 쑥버무리, 쑥국, 쑥튀김 등 여러 음식을 해 먹는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음식으로 먹지도 않고 약으로도 쓰지 않는다. 다만 맥주 홉이 발견되기 전에 홉 대신 쑥을 사용해서 맥주를 제조했다.

쑥향이 진해서 맥주의 향을 낼 수 있고 쑥 맛이 써서 맥주의 단맛을 상쇄할 수 있어서였다. 홉이 발견되기 전에는 그루트 Gruyt라고 온갖 약초를 섞어 만든 맥주용 향신료가 있었다. 쑥은 이 중 하나였다. 그러나 홉이 발견되고서는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홉(호프, Hop)은 다년생 식물인 맥주 보리의 초록 꽃 부분이다. 맥주 보리는 여느 보리와 다르고 종류가 여러 가지다. 맥주에 처음 사용된 것은 1150년 무렵 독일의 가톨릭 수녀원에서였다. 영민하고 다재다능한 수녀원장 힐데가르트(Hildegard of Bingen)가 홉을 첨가했다.

홉을 첨가되면 홉의 종류에 따라 맥주에서 풀향, 과일향이 난다. 홉은 맥주의 향과 맛을 만들어 내고 거품을 오래 가게 해서 천연 방부제 역할을 한다. 맥주의 씁쓸한 맛은 홉에서 나온다. 홉을 넣기 전의 맥주는 지나치게 달다. 질리지 않게 적당히 쓴맛을 넣어 단맛을 상쇄한다.

(참조 expedia, 농사로, 해외도시개발지원센터, 도시개발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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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가장 큰 숲인 에핑 포레스트에서 쑥을 발견했다. 순간 채집본능이 살아나는 걸 눌렀다. 한국의 쑥과 똑같은 외양이었다. 옆에 있던 영국인 친구에게 가리키니 모르는 풀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런던 에핑 포레스트에서 발견한 쑥이 하도 신기해서 사진을 찍어 다른 영국인들에게도 보여주니 극히 일부는 쑥을 알아보았다. 문헌까지 뒤져보니 성경에도 등장한다. 서양인은 쑥을 음식으로 먹지 않고 압생트 술의 원료나 맥주의 홉대신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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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살면서 한국인으로서 보고 느끼는 영국 영어와 영국 문화에 대해 글로 적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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