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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티타임

영국인의 티 타임에 초대받다

독서 모임에서 알게된 영국인 조이스씨가 필자를 티타임에 초대했다. 그래서 알려준 집주소로 찾아갔다. 조이스씨 집은 전형적인 영국의 정원이 딸려 있다. 질좋은 잉글리시 차와 스콘을 곁들인다. 스콘은 버터나 잼을 발라 먹는 영국의 작은 빵이다. 영국인은 차에 우유를 넣어 밀크티를 즐긴다.

1. 영국의 티타임

독서모임에서 안면을 튼 분이 있다. 만90세 머리가 구름같은 여자분 조이스 씨다. 이분이 나를 티타임에 초대했다. 어릴 때 긴 다리로 잘 뛰어서 별명이 그레이 하운드였다. 달리기 전문 코치 아버지가 “나의 보물, 그레이 하운드 gray hound”라고 부르셨단다. 영국에서 그레이 하운드는 개 달리기 경기로 유명하다. 

일반적으로 영국인은 사귀기 쉽지 않다. 이들은 정중하되 적당 거리를 유지한다. 몇 년을 꾸준히 얼굴을 디밀어야 뜨내기가 아니구나 하며 곁을 내준다. 

독서모임에서 반년을 투명인간으로 지냈다. 나도 말 꽤나 하는 사람인데 일단 모국어가 아닌데다 영국 억양은 미국말과 무척 달라서 우선 많이 들어야 했다. 

 다들 적당한 시간에 발언권을 잘만 낚아채는데 나는 그것이 안되었다. 독서 목록도 한국의 목록과 달라서 생경한 것이 많고 배경지식 또한 달라서 따라가기 힘들었다. 

 영국의 티 타임은 오후 2~5시인데 실내나 정원에서 스콘, 케잌 등을 곁들인다. 차는 잉글리쉬 브랙퍼스트 English breakfast tea가 보통이고 발효시킨 차이다.

 스콘은 영국 특유의 작은 빵인데 가운데를 갈라 딸기잼과 버터를 발라 즐긴다. 작정만 하면 집에서 꽤 근사하게 구울 수 있다. 영국에서는 서늘한 기후때문에 차 재배를 못한다. 영국에서 유명한 차는 인도산 발효차 ‘아쌈’과 ‘다즐링’이다. 

영국의 티타임
영국의 티타임

 차 마시는 문화는 인도를 100년 가까이 식민지로 갖고 있을 때 인도에서 배운 것이다. 그리고 그 후 중국과 교류하고 청일전쟁 승리 후 홍콩을 갖게 되면서 생산지가 다른 홍차가 들어왔다. 

 영국인은 그냥 차 자체를 즐기지 게 아니라 우유를 탄다. 밀크 티라고 부르는데 블랙티(홍차)를 우려서 우유만 좀 부으면 되는 거라 만들기 어렵지 않다. 비건들은 오트유를 우유대신 넣는다. 영국인 입에는 홍차가 써서 그냥 못마신다. 

2. 조이스의 집

조이스가 집주소를 알려주며 2시와 3시 사이 편한 시간에 오라고 하셔서 냉큼 2시에 도착하겠다고 응답했다. 집주소를 보니 걸어서 20분 걸리는 저쪽 도서관 부근이다. 초행길은 더 시간이 걸릴 수가 있어서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빈손으로 안 댕기는 한국인답게 작으나마 선물을 포장했다. 마침 덧신의 맛을 알게 되어 살구색으로 몇켤레 샀는데 그 중 하나를 낙점했다. 그리고 분홍 장미 한다발! 빨간 걸로 살 걸 그랬다.

 조이스는 밝은 빨강을 좋아하는 걸 나중에 알았다. 그나마 선물 상자는 빨강이라 이거 바로 내 색깔이야 하시며 좋아하셨다. 40여분 일찍 도착하여 주소를 확인하고 나무 그늘에서 쉬었다.

런던의 테라스 주택
런던의 테라스주택

런던에서는 단독주택이 매우 드물다. 런던 중심의 부유층 주택가도 테라스 주택이 주된 형태라 이웃과 벽이나 천장을 공유한다. 단층으로 된 집이나 1층 거주자들은 개인 정원이 앞뒤로 있다.

 수도인 런던만 해도 이차대전 후에 지어진 옛날 집들이 수두룩하다. 오래된 집에 살아도 자격지심이 없고 현대식 고층 집에 산다고 우월감도 없다.

 영국인은 옛날 것을 부수지 않고 고쳐가며 산다. 신식 고층집은 주거난을 완화하고자 지어지는 거라 월세를 정부의 지원을 받아 해결하는 사람들도 많다.  

 조이스의 집은 단층이라 정원이 앞 뒤로 있었다. 정원에서 일광욕도 하고 차도 마시며 바베큐도 한다. 특이하게 Toilet과 Bathroom이 따로 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정원손질과 정원관리가 귀찮은 사람은 돈을 주고 관리받으면 된다. 

 초인종을 누르니 꽃문양이 적절히 배치된 파란색 원피스를 차려입은 조이스가 문열어 주셨다. 조이스의 머리는 한눈에 봐도 무척 풍성하다. 염색하지 않은 흰구름 같은 머리가 이리 멋있는 줄 미처 몰랐다. 

조이스는 요리가 취미중 하나였는데 지금은 아들이 요리할 때 유능하게 감독만 하신다. 조이스는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요양보호사가 있다. 

말로만 듣던 영국 흔들의자에 처음 앉아봤다. 참 아늑하고 편안했다. 진짜 앞뒤로 흔들려서 재밌었다. 서양인은 어떻게 의자를 흔들 생각을 했을까. 신기한 족속들이다. 

필자는 어디 오래 머무르는 걸 싫어한다. 게다가 처음 방문한 집이라 오래 있는 것도 결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미리 맞춰둔 알람이 두 번 울리자 양해를 구하고 나왔다. 다음에 또 차마시러 오라고 하셔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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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인의 정원딸린 집에서 차 시간은 유쾌했다. 특별히 개인사를 묻지 않아서 부담스럽지 않고 유쾌했다. 자연스레 이러저러한 주제로 옮겨가며 1시간이 후딱 갔다. 잉글리시 티와 스콘이 곁들여졌다. 밀크티가 유명한 영국답게 조이스씨가 내게 우유를 넣을지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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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살면서 한국인으로서 보고 느끼는 영국 영어와 영국 문화에 대해 글로 적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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