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인쇄체보다 빨리 쓰는 필기체 캘리그래피 필요한가
인쇄체 필기체

인쇄체보다 빨리 쓰는 필기체 캘리그래피 필요한가

필기체는 약 15도로 우상단으로 기울여 쓰며 아름답게 빨리 쓸 수 있다. 필기체는 디자인에 응용할 수 있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도 캘리그래피(필체)에 대해 도강을 해서라도 듣고 자신의 제품에 적용했다.

필기체는 라틴어, 독일어, 영어, 프랑스어의 필기체가 조금씩 다르고 개인별로 편차가 큰 편이다. 일반적으로 손으로 휘갈겨 쓰듯이 쓴 모양의 글꼴이다. 

1. 필기체 캘리그래피

필기체는 단순히 손으로 쓴 듯한 느낌을 주는 글꼴이 아니라 빠르게 휘갈겨 쓰기 위해 글자와 글자를 변형하고 이어서 쓸 수 있게 구조화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필기체라고 하면 로마자 알파벳의 필기체를 말한다. 참고로 러시아를 비롯한 키릴 문자권과 중동어권에서는 여전히 필기체를 많이 쓴다. 단순히 많이 쓰는 수준이 아니라 수기로 적을 때는 필기체로 적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거 보면 필기체가 가독성(가능할 가, 읽을 독, 판독하기 쉬운지 여부)이 떨어지지 않다는 증거이다. 필기체는 디지털화 된 서체에서도 다양한 차이를 보이며 Indesign과 같은 편집 프로그램들 중에 이러한 비율 등을 세세하게 수정할 수 있다. 

코카콜라 필기체 로고
코카콜라 필기체 로고. 출처 fineprintart.com

코카콜라의 로고가 독특한 필기체로 유명하다. 본래 필기체란 인쇄체보다 빨리 쓰기 위해 고안했다. 시대가 바뀌어서 1800년대의 가장 뛰어난 속기사가 살아온다 해도 컴퓨터나 스마트폰 키보드의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다.

과거에는 두루 쓰였지만 요즘에는 읽기에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다. 필기체로 읽고 쓰는 연습들을 안해서이다. 서류에서 필기체 말고 인쇄체로 쓰라는 지시( “Please print”)가 있다. 

 미국 대학교에서 필기체로 써서 제출하면 최근에는 무조건 0점 처리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한다. 필기체는 사람에 따라 너무 달라 영어권 사람들이라도 판독하기 힘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구에서야 일찌감치 기계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으니 필기체가 자연스럽게 사라진 면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우리가 예상한 것과 달리 필기체를 자주 쓴다. 공식적인 문서에서는 일반적인 영어 알파벳을 쓴다. 

영어 필기체와 인쇄체
영어 필기체와 인쇄체

 그러나 수업이나 일상생활에서는 필기체로 쓱쓱 써버린다. 아무래도 빠르게 휘갈겨 쓸 수 있는 필기체가 편리한 면이 있다. 서구인들 중에 멋지게 필기체 쓰는 분들 보면 있어보이고 지적으로 보인다. 
 
 한글은 쓰는 사람의 필체는 드러나도 ‘필기체’가 따로 없다. 그러나 영어 알파벳은 아예 모양이 정해진 필기체가 따로 있다. 인쇄체 알파벳을 줄줄이 이어쓰기만 한다고 필기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로 인해 아무리 영미권 네이티브라도 필기체를 제대로 쓰기 위해서는 우선 ‘배워야 한다’. 서구에서야 일찌감치 기계로 글씨를 쓰기 시작했으니 필기체가 자연스럽게 사라진 면도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우리가 예상한 것과 달리 필기체를 자주 쓴다. 공식적인 문서에서는 일반적인 영어 알파벳을 쓰고 수업이나 일상생활에서는 필기체로 쓱쓱 써버린다. 

아무래도 빠르게 휘갈겨 쓸 수 있는 필기체가 편리한 면이 있다. 서구인들 중에 멋지게 필기체 쓰는 분들 보면 있어보이고 지적으로 보인다. 너무 못 쓴 글씨는 잘 차려입은 정장에 하얀 양말을 신은 것처럼 부자연스럽다. 어른이면 어른 글씨체를 써야 한다고나 할까.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글씨만으로 불쾌함을 줄 수 있다. 우체부의 분노조절장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제발 좀 글짜 연습 좀 부탁한다. 글씨를 예쁘게 잘 쓰는 사람도 많지만 대체적으로 영미인의 필체 수준이 어린아이 같다. 

내용을 인쇄하고 서명을 하면 되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에 대해 지난 4월 뉴욕 타임즈는 Opinion 코너를 통해 Is Cursive Dead? (필기체는 사라졌나?)라는 제목의 토론을 열기도 했다.

2. 필기체 찬반 양론

찬반 양론이 팽팽했다. 필기체를 지켜야 한다는 쪽은 효용성을 떠나서 문화적 전통이니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다. 요즘 같은 세상에 필기체는 더 이상 쓸모없다는 쪽은 그걸 가르칠 바에야 차라리 인쇄체 글씨라도 똑바로 쓰게 교육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의외로 원체 문맹률도 높고 글을 알아도 손글씨가 어린애의 서툰 글씨에서 벗어나지 못해서이다. 쓸 사람은 쓰고 필요한 사람도 쓰고 말 사람은 말면 된다. 

 필기체 연습을 돕는 인터넷 사이트도 있다. 필기체 사이트 별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니 적당히 활용하면 되겠다. 외국사이트여서 기본적인 영어실력이 있으면 쓸만 하다. 

 미국 텍사스 주의 TAKS 시험처럼 미국 주 정부 교육부가 주최하는 시험에서는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시험을 치르기 전, 주어진 단락에 주어진 문장을 본인의 필기체로 써서 내야 하는 경우가 있다.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필적확인란 문구과 거의 유사한 용도이다. 실제로는 시험을 치를 때는 담당 교사들이 되도록이면 필기체를 쓰지 않도록 유도하거나, 아예 쓰지 않도록 관리한다.

 한국에서는 6차 교육과정 당시까지만 해도 중학교 1학년 영어 교과서에 필기체를 공부하는 단원이 따로 있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없어졌다.

 반대로 유럽 대륙과 호주를 비롯한 로마자 문화권에서는 필기체가 초등교육부터 필수다. 자연스럽게 학교에 들어가는 5세부터 필기체를 배우는 국가들이 많다. 

 프랑스어권이나 네덜란드어권, 북유럽 국가들만 해도 필기할 때 대다수가 필기체로 하며, 수업, 강의 그리고 시험에서도 필기체를 많이 사용한다.

젊은 층들은 점점 사용하지 않는 추세지만, 필기체로 쓰지는 못해도 최소한 필기체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은 된다. 이 지역 사람들은 필기체를 못 읽거나 사용하지 않는걸 답답하게 여긴다. 고등교육도 자연스럽게 필기체를 사용한다. 

 시험에서 긴 에세이를 써야 할 때 펜을 떼지 않고 쓸 수 있는 필기체가 인쇄체보다 속도도 더 빠르고 손목이 덜 피로하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에서 백강고시체가 법학 공부를 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와 같다.

3. 한글 흘림체 백강고시체

한글은 모아쓰기 문자이기 때문에 필기체를 만들기 어렵다. 필기체의 핵심이라 하면 펜을 떼지 않고 한번에 휘갈기듯 쓸 수 있게 하는 것인데, 한글을 그렇게 써 버리면 아예 알아보기 어렵다. 

한글 흘림체
한글 흘림체. 출처 notefolio.net

 따라서 한글의 경우 자모 하나하나를 한 획에 이어 쓰는 ‘흘림체’가 주로 쓰인다. 한글 필기체의 경우 몇몇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은 있지만 상용되는 것은 없다. 

 굳이 한글 필기체에 가장 가까운 것이라면 수필(手筆) 속기에 사용되는 속기법일 것이다. 그마저도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선 컴퓨터 속기가 대신하였다가 최근에는 컴퓨터 속기도 안 쓰고 스마트폰을 쓴다.

*백강고시체. 백강이라는 서예가가 고시생들이 한정된 시간 내에 빠른 속도로 긴 답안을 흘려 써도 가독성을 잃지 않고 손목에 무리가 덜 가도록 개발한 했다. 

백강 고시체
백강 고시체. 출처 inuit.co.kr

 사법고시가 폐지된 이후 그 명성이 조금 빛은 바랬지만 나름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 빠르게 답안을 쓰기 위해 글꼴을 변형했다는 점에서 필기체의 요소가 꽤 들어있다.

 실제로 백강고시체를 숙련한 고시생들은 거의 타자치는 속도에 맞먹게 답안을 쓰기도 한다. 물론 답안용 서체라는 점에서 가독성이 필수이다.

 동아시아권의 필기는 만년필이 아닌 붓이 기본이었기에 필기체와는 다른 특수한 흘림체가 생겨났는데, 그것이 바로 초서이다. 그러나 붓을 쓰지 않는 지금으로서는 연필 샤프 볼펜으로 초서를 하기 힘들다.

 부언으로 동서양을 막론하고 의사들의 필기체는 최악의 악필이다. 이유는 자기들만의 리그를 위해서다. 어차피 약이나 병명 같은 것들은 앞 몇글자만 보고도 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 의사들은 간혹 외국에 나가서도 차트 등을 번역해달라는 요구를 꽤나 받는다. 어차피 의학 용어를 쓴 차트라면 만국 의사들이 알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는 진단서 작성의 거의 전 과정이 전산화되어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이다. 

 차트 필기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약어를 많이 쓴다. 개인병원 차트의 경우 의사 자신만 알아보면 되기 때문에 휘날려쓴다. 하지만 진지하게 의사들에게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런 식의 악필 때문에 약과 같은 처방을 잘못 써서 의료사고가 터지는 일이 의외로 많다. 미국에서는 이런 형태의 의료사고로 인해 1년에 7000여명의 환자가 사망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뉴욕 타임스 장식체 로고
뉴욕 타임스 블랙 레터체 로고. 출처 logo-world.net

필기체와는 다르지만 필사를 위한 손글씨 중에는 굉장히 우아한 바로크 궁정의 느낌을 내는 멋스러운 것들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뉴욕 타임스 제호(제목)인데, 블랙 레터라는 글씨체이다.

  이 시기의 고서적들을 뒤져보면 책 제목이나 챕터 제목 등에 이런 서체가 펜으로 적혀 있다. 이런 서체들은 이름에 보통 “ornamental(장식의, ornament writing)” 과 같은 표현이 붙는다.

라그랑지언
라그랑지언

수학과 물리학에서 특별한 수학적 대상에 필기체가 쓰이기도 한다. 라그랑지언Lagrangian이 대표적이다. 라그랑지언은 일반화 좌표와 일반화 속도의 함수다. 수학자 조젭프루이 라그랑주(1736~ 1788)가 도입했고 기호는 L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빨리 쓰기 위해 15도로 기울여 쓰는 필기체는 아름답다. 디자인을 중요시 하는 스티브 잡스가 캘리그라피를 제품에 잘 적용한 사람이다. 과거에는 두루 쓰였으나 읽기에 불편하다는 인식이 있다. 그럼에도 유럽과 호주에는 필기체가 초등교육부터 필수다. 

ukculture

영국 런던에 살면서 한국인으로서 보고 느끼는 영국 영어와 영국 문화에 대해 글로 적고 있어요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