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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불독

황소 골리기 불베이팅 관습에서 벗어난 영국의 불독 살리기 운동

특유 외양에 끌려 영국에는 불독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불독은 근친 번식으로 인해 호흡곤란 등으로 자주 아프다. 최근 영국 왕립 수의과대학교의 전문가들과 수의사들이 영국 불도그를 살리기 위해 나섰다.

18세기 영국에서 볼거리와 소고기 육질을 위해 불베이팅에 투입된 개여서 이름이 불독이다. 동물싸움은 19세기에 금지되었으나 불독을 애완견으로 원하는 수요가 많아서 근친교배 결과 외양은 극단적으로 귀여워졌으나 건강은 호흡이 곤란할 정도로 나빠졌다.

필자 소개

어쩌다 보니 런던에 살고 있어요. 타국에서 한국인으로서 일상에서 보고 느끼는 영국영어와 영국문화에 대해 글을 씁니다. 영국영어는 미국영어의 모태어이고 특유의 억양이 인상적이에요.

영국은 여전히 왕이 있고 53개국 영연방이 유지되는 점도 매우 신기해요. 영어와 영국문화에 흥미가 있는 분들이 이 글을 읽으면 영국을 좀더 이해할 수 있고 지식과 경험의 지평을 넓힐 수 있어요.

1. 18세기 영국 황소 골리기 불베이팅

왜 이름이 불독bulldog, 황소개 인가? 불독의 원조인 잉글리쉬 불독은 원래 애완견이 아니었다. 황소 골리기에 던져지는 개여서 불독이다. 근육질 체형에 기동성이 뛰어나 영국인들이 황소와 싸우게 했다. 18세기 영국에는 개와 황소를 싸움시키는 불베이팅 bull baiting이라는 볼거리가 유행했다. 불 베이팅은 12세기에 시작되었다. bait은 미끼, baiting은 미끼를 던지다의 뜻이다. 불베이팅은 황소를 흥분시킬 미끼로 개를 한꺼번에 여러 마리 이용한다.

https://leekihwan.khan.kr/entry/우리-개는-다-물어요

큰 경기장 중앙에 기둥을 설치하고 황소를 길이 4.5 미터의 쇠줄에 묶는다. 그러면 소의 기동 범위는 반경 9 미터로 제한된다. 그다음 불독 여러 마리를 출전시켜 황소와 싸우게 한다.

불독이 소의 코와 목을 물어 제압해서 소가 다치고 죽는 일이 발생한다. 소가 뿔로 들이받으면 불독이 날아간다. 소가 발굽으로 밟으면 불독이 다치거나 죽기도 한다.

불 베이팅을 하는 이유는 당시에 대중들이 모여서 보는 볼거리로서 흥미진진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격렬한 싸움 후에 소고기가 먹기에 더 안전해지고 육질이 연해진다고 믿어서였다.

황소에 받힌 상태에서도 숨을 쉴 수 있도록 개의 코와 주둥이 부분인 머즐을 줄이려고 품종개량까지 단행했다. 그 결과 단두종이 되었다. 19세기 중반 동물싸움이 금지되었고 불독은 단두종 특징을 가진 반려견으로 품종이 더욱 개량되었다. 교배방법은 근친교배였다.

2. 온라인 사회관계망에 불독 영상 만류 이유

영국의 왕립 수의과 대학교 전문가들이 단두종의 입양과 자랑을 온라인에서 만류하는 이유가 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불독의 외양이 정작 불독의 건강과 복지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https://www.rvc.ac.uk/vetcompass/news/owners-urged-to-stop-and-think-before-buying-as-english-bulldogs-are-twice-as-likely-to-have-a-health-problem

온라인 사회관계망에 코 고는 단두종의 영상을 올리면 귀엽고 웃겨서 인기가 많다. 호기심과 재미로 영상을 올리면 보는 사람들은 단두종은 원래 다 으레 그렇구나 한다. 이것이 단두종의 표준 이미지로 굳어 단두종의 건강과 삶의 질이 더 나빠진다.

영국 불독. 브리타니카 백과사전

영상 속의 불독은 건강상의 문제가 있어서 코를 코는 것이어서 알고 나면 웃을 수가 없다. 그렇다. 단두종은 호흡곤란의 문제를 안고 있다. 선천적 구강 구조 문제로 먹이도 잘 씹지 못한다.

단두종은 특유의 증후군을 애당초 타고난다. 콧구멍이 작거나 막혀 있다. 기관지 크기도 작아서 호흡이 힘들어 혀를 내밀로 헐떡이고 코골이까지 심하다. 모를 때는 단두종이 헐떡이고 컥컥거리고 코 고는 모습과 소리가 우습고 재밌게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열악한 신체조건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라 돌봄과 치료가 필요하다. 단두종의 신체조건은 인간이 그 외형을 일부러 만들려고 의도적으로 근친교배 시킨 결과물이다.

영국 왕립수의사대햑교는 단두종 번식법 개선이 시급하고 급선무라고 나섰다. 수의대 연구진은 영국 내 단두종 영국 불독 4천마리와 다른 견종 2만마리의 견강을 비교했다. 단두종이 질환을 앓을 가능성이 2배 높게 나왔다.

3. 오랜 근친교배로 탄생한 불독 보호 노력

단두종은 머리통 길이가 짧고 크고 주둥이가 짧은 반면에 눈은 왕방울만하다. 게다가 피부는 주름졌고 걸음걸이는 뛰뚱거리고 앉을 때는 쪼그려 앉는다. 단두종에는 원조인 영국 불독을 위시해서 이를 개량한 프랑스 불독이 있다.

미국 불독, 보스턴 테리아, 퍼그, 복서, 시츄, 페키니즈, 티베탄 스패니얼, 차아차우 등도 단두종에 해당된다. 프랑스 불독은 영국 불독을 프랑스에서 개량한 것이다. 불독은 원래 두상의 길이와 크기가 여느 다른 품종의 개들과 같았다.

그러나 근친교배에 근친교배를 거듭해서 두개골이 점차 더욱 짧아져 단두종이 되었다. 단두종 불독을 사람들이 반려견으로 갖고 싶어 하는 수요가 발생해서 불독의 개량이 가속화되었다.

근친교배 개량으로 단두종 개들은 극단적 외모를 갖게 되었고 신체적 특징 대문에 일상생활도 힘들 정도이다. 불독은 출산을 스스로 못하고 스의사의 개입이 필요하다. 다른 개에는 다 있는 모성이 없어서가 아니라 불독이 스스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어서이다.

불독 어미는 본인의 신체 조건이 취약하고 건강이 나빠서 아기를 돌볼 여력이 없다. 2018년부터 영국 수의사 협회는 사회관계망에 #NotNormal(정상이 아니야) #BreedBreathe(숨 쉴 수 있는 교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단두종 증후군을 동물의 건강과 복지 차원에서 접근하기 위해서다. 영국 애견협회(The Kennel Club)는 불독의 표준체형을 수정하고 단두종의 호흡기 기능 등급제를 마련했다.

가장 심한 단계인 3은 체온과 체중관리 만으로는 어려워 수술로 호흡곤란을 해결하도록 추천한다. 영국의 유명 수의사 에마 밀네는 품종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책을 발행했다.

The Truth about Cats an Dogs는 ‘순종 개 품종 고양이가 좋아요?’라는 제목으로 책공장더불어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되었다. 단두종은 사람의 개입 없이는 삶과 번식이 여의치 않다. 개와 고양이는 수의사의 도움 없이는 두 세대(= 60년) 안에 사라진다고 한다. 품종 문제는 이 책을 기점으로 한국에서 처음 환기되었다.

4. 단두종 불독의 건강 문제들

불독 중에서 두상이 작고 주둥이가 짧은 개들만 모아 의도적으로 교배시키다 보니 두개골이 짧아져 콧구멍이 좁아졌다. 이로 인해 코골이가 심하고 체온조절 능력까지 떨어져 더위에 취약해서 청색증까지 발생한다.

짧고 큰 머리는 상부기도에 여러 구조적인 이상을 일으킨다. 비강 협착, 연구개 노장, 기관지 저형성 등이 나타난다. 연구개 노장은 입천장의 말랑한 부위인 연구개가 아래로 축 처지는 증세다. 이로 인해 잘 때 숨을 쉬가 어려워 컥컥거리고 헐떡거린다.

기관지 저형성은 기관지 발달이 불완전해서 표준크기 이하로 형성되는 증세다. 호흡곤란을 일으키는 요인이어서 불독은 산소방 치료까지 필요할 때가 있다. 불독은 눈가 피부가 주름져서 시야가 방해를 받는다. 피부도 전체적으로 주름지고 접혀서 각종 피부염에 노출된다.

아래턱이 돌출되어 위아래 이빨이 맞물리지 않아 먹이를 씹는데도 어려움을 겪는다. 단두종 개들은 호흡문제가 있고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성격도 흥분하기 쉬워서 비행기 탑승에 제한을 받는다.

개의 기내 탑승조건은 체중과 케이지 무게를 합쳐서 7kg이다. 단두종들은 체격이 커서 기내 탑승조건을 맞추기 힘들다. 반려견을 위탁 수하물로 탑승시키는 방법도 있으나 각 항공사마다 규정이 다르고 매년 달라져서 필요할 때마다 확인해야 한다.

(참조 britannica, royal veterninary colle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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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기 영국에는 개가 소와 싸우는 불베이팅 쇼가 볼거리로 유행했다. 이렇게 소를 곯리면 소고기 육질이 부드럽게 된다고 믿어서였다. 불독이 소에 받혀도 숨을 쉴 수 있게 주둥이를 짧게 개량해서 단두종이 되었다.

불베이팅 동물싸움은 19세기에 금지되었으나 단두종 외모의 애완견 수요가 커졌다. 근친교배 결과 불독은 호흡곤란 등 여러 건강문제를 안고 태어난다. 이에 단두종 불독의 건강과 복지를 위해 영국 왕립수의과대 전문가와 수의사들이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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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에 살면서 한국인으로서 보고 느끼는 영국 영어와 영국 문화에 대해 글로 적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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